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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막아지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6-30   조회수 : 64

368. 막아지다

 

‘막아지다’는 대개 ‘사람’과 함께 쓰여서, ‘성질이 외곬으로 곧아 융통성이 없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고지식하다’에 해당한다. ‘막아지다’는 어휘 구성으로 볼 때 ‘막다[防(방)]’와 보조동사 ‘지다’로 이루어졌지만 그 의미에 변화를 가져온 경우이다. “궁퉁이 막아진 사름(궁통이 막힌 사람)”에서의 ‘막아지다’와는 그 구성은 같으나 뜻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①난 나엔만 는 사름이나 막아진 사름이주게.(하나는 하나라고만 말하는 사람이니 고지식한 사람이지.)

②어느 정도 막아진 사름이녠 허믄 청소허는 맨홀에 빠졋덴 허난게.(어느 정도 고지식한 사람이냐고 하면 청소하는 맨홀에 빠졌다고 하니까.)

③허는 거 보난 잘도 막아진 사름 닮다게.(하는 거 보니 잘도 고지식한 사람 같다.)

 

예문 ①은 고지식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하나는 하나라고만 말하는 사람이니 고지식한 사람이지.’ 하는 뜻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하나가 둘이 되기도 하고, 셋이 될 때도 있다. 아니면 반으로 줄어드는 경우도 있게 마련인데, 이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라고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하나[一(일)]’에 해당하며, ‘다’는 표준어 ‘말하다’에 대응한다. ‘지, 곡’처럼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머 앞에서는 어간 끝소리 ‘ㄷ’을 유지하는데, ‘으난, 으믄’과 같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어간 끝소리 ‘ㄷ’은 ‘ㄹ’로 변하게 한다. ‘ㄷ불규칙’ 용언이다. ‘사름’은 ‘사람’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예전에 실감 있게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어떤 사람이 외딴 도시를 여행할 때 마침 맨홀 뚜껑을 꺼내어 청소하고 있는데, 가던 길을 사람은 피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서 맨홀에 빠졌다는 것이다. 맨홀 청소를 하는 상황이라면 대개의 사람들은 청소하는 장소를 피해서 가게 마련. 그러나 맨홀에 빠진 사람은 피하지 않고 오직 가던 길, 외곬으로만 걸어가다 맨홀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융통성이 없는 ‘막아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사름이녠’에서 ‘이녠’는 ‘이냐고’로 대역되는 인용격이다.

예문 ③ 또한 융통성이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하는 거 보니 잘도 고지식한 사람 같다.’는 뜻이다. 행동거지 하나하나 보다 보면 정말 융통성이 없는 사람과 같다는 말이다. 여기서 ‘닮다’는 표준어 ‘같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의 ‘막아지다’는 ‘막[防(방)]-’과 ‘-어지다’의 구성 요소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④그 아까 설피엔 헌 거. 그걸로 싹 막아지민 끗나는 거.

 

예문 ④는 메밀농사와 관련한 이야기다. 재에 섞은 메밀 씨를 적당한 간격으로 집어 놓고, ‘그 아까 끙게라고 한 거. 그걸로 싹 막이지면 끝나는 거.’ 하는 뜻이다. 곧 메밀 씨를 고랑을 따라 집어 놓고 난 다음 끙게로 끌어서 씨가 안 보이고 덮이면 끝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설피’는 ‘씨를 뿌리고 난 다음 그 위에 흙을 평평하게 덮는 농기구’로, 표준어 ‘끙게’에 해당한다. ‘끗나다’는 ‘끝나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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