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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앚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6-23   조회수 : 97

367. 앚다

 

‘앚다’는 ‘물 등과 함께 쓰여서, 물 따위가 우묵한 곳에 모이다.’ 하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고이다’ 또는 ‘괴다’에 해당한다.

 

①우리 동넨 토질이 좋아. 흑이난 물이 오래 앚아.(우리 동네는 토질이 좋아. 찰흙이니 물이 오래 고여.)

②앚는 물은 안 먹어.(고이는 물은 안 먹어.)

③막 좋아난 물인디 공사허멍 다 부솨 물언. 게난 이젠 물이 안 앚아.(아주 좋았던 물인데 공사하면서 다 부수어 버렸어. 그러니 이제는 물이 안 고여.)

④핀 물 앚는 밧이 잘되어.(피는 물 고이는 밭이 잘되어.)

 

예문 ①은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를 자랑하는 이야기로, ‘우리 동네는 토질이 좋아. 찰흙이니 물이 오래 고여.’ 하는 뜻이다. 찰흙 땅이 물이 오래 고여 농사가 잘된다는 뜻이다. 여기서 ‘흑’은 ‘찰기가 있는 흙’이란 뜻으로, 표준어 ‘찰흙’에 해당한다. 달리 ‘역, 헉, 헉, 흑’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②는 ‘봉천수’에 대한 이야기로, ‘고이는 물은 안 먹어.’ 하는 뜻이다. 비가 오면 빗물이 모여 고이는 물이 ‘봉천수’다. ‘봉천수’는 예전에는 주로 마소가 먹기도 하였다. 물이 귀한 곳에서는 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봉천수’에 해당하는 표준어는 ‘천상수(天上水)’이다.

예문 ③은 동네 좋았던 물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한 것으로, ‘아주 좋았던 물인데 공사하면서 다 부수어 버렸어. 그러니 이제는 물이 안 고여.’ 하는 뜻이다. 도로 확장 공사로 콸콸 나던 물을 부수어 버리는 바람에 이제는 물이 고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막’은 ‘아주’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부솨’는 ‘부수어’로 대역되어 ‘부수다’에서 온 형태임을 알 수 있다. 곧 어간 ‘부수-’에 어미 ‘-아’가 연결된 ‘부수-+-아’가 ‘부솨’로 변화한 것이다.

예문 ④는 피농사에 대한 이야기로, ‘피는 물 고이는 밭이 잘되어.’ 하는 뜻이다. 피농사는 물이 잘 고이는 ‘물왓’ 또는 ‘장통밧’이 좋다는 말과 같다. ‘피[稗(패)]’는 볏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아주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이다. “피은 아옵 불 벳겨사 먹어져(핍쌀은 아홉 벌 벗겨야 먹어져.).”, “핀 껍덕이 열두 불이엔 아(피는 껍데기가 열두 벌이라고 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피를 장만하여 핍쌀로 먹으려고 하면 많은 수고가 뒤따른다. 제주 민요 사설(辭說)에 ‘피 방아’가 많이 언급되는 것도 이런 이유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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