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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고렴가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10-11   조회수 : 146

487. 고렴가다

 

‘고렴가다’는 ‘죽은 사람에 대해 슬퍼하는 뜻을 나타내고 위로하기 위하여 초상난 집에 가다.’는 뜻을 지닌 말이다. ‘고렴가다’는 한자어 ‘고렴’(顧念-남의 일이나 사정을 돌보아 줌)과 ‘가다’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로, 달리 ‘고견하다, 고애가다, 조문가다’라 하기도 한다. 이 방언형의 대응 표준어로 ‘조문가다’를 제시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조문하다’의 방언형은 ‘고견ᄒᆞ다, 고렴ᄒᆞ다, 고애ᄒᆞ다, 조문ᄒᆞ다’로 나타난다.

 

①고렴간 술 먹엉 오당게 일 낫젠 ᄒᆞ여라게.(조문가서 술 마시고 오다가 일 났다고 하더라.)

②큰일 발룬 사름은 고렴가지 아녀.(큰일 ‘발룬’ 사람은 조문가지 않아.)

③고렴감쩌, 조문감쩌 똑ᄀᆞ튼 말. 조문감쩌 헤도 통허고 고렴감쩬 헤도 통허고.(‘고렴가고 있어’, ‘조문가고 있어’ 똑같은 말. ‘조문감쩌’ 해도 통하고 ‘고렴쩬’ 해도 통하고.)

④씨집온 아이아방 죽언에 고렴을 간 거주. 고렴가멍 보난이 그디 영 삼커림이라라게.(시집온 아이아버지 죽어서 조문을 간 거지. 조문가며 보니 거기 이렇게 삼거리더라.)

 

예문 ①은 상난 집에서 술 취해 돌아오다 술주정을 부린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조문가서 술 마시고 오다가 일 났다고 하더라.’ 하는 말이다. 상가에서 술을 마시고돌아오다 일이 났다는 것이다. 이때 ‘고렴가다’는 ‘조문가다’나 ‘고애가다’로 바꿔 말해도 뜻은 마찬가지다.

예문 ②는 큰일을 앞두고는 부정타지 않아야 함을 말하는 것으로, ‘큰일 ‘발룬’ 사람은 조문가지 않아.’ 하는 뜻이다. 곧 상가에 다녀오면 몸이 ‘비리어’ 큰일을 그르치게 될 것이니 경계(警戒)하라는 말이다. 여기서 ‘발루다’는 ‘큰일을 바로 앞두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아녀다’는 ‘않다’ 또는 ‘아니하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고렴가다’, ‘조문가다’라는 말에 대한 이야기로, ‘‘고렴가고 있어.’, ‘조문가고 있어.’는 똑같은 말. ‘고렴감쩌’ 해도 통하고 ‘조문감쩬’ 해도 통하고.’ 하는 뜻이다. 곧 ‘고렴가다’와 ‘조문가다’는 같은 말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똑ᄀᆞ트다’는 표준어 ‘똑같다’에 해당하는데, 달리 ‘꼭ᄀᆞ뜨다, 꼭ᄀᆞ트다, 똑ᄀᆞ끄다, 똑닮다’라 말하기도 한다. ‘통허다’는 ‘통하다(通--)’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4⋅3사건 당시 이야기로, ‘삼커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다. ‘시집온 아이아버지 죽어서 조문을 간 거지. 조문가며 보니 거기 이렇게 삼거리더라.’라는 말이다. 다음 이 ‘삼커림’에서 일어난 끔찍한 일이 이어진다. 여기서 ‘씨집오다’는 ‘시집오다’에 해당하는 말이며, ‘아이아방’은 ‘아이아버지’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여기서는 ‘바깥사돈’을 뜻한다. 방언형 ‘아이아방’은 달리 ‘아기아방, 애기아방’이라고도 말한다. ‘그디’는 표준어 ‘거기’에 해당하는데 표준어와 동일한 ‘거기’라 말하기도 한다. ‘영’은 ‘이렇게’라고 대역되며, ‘삼커림’는 ‘한 지점에서 세 갈래로 갈라져 나간 길’이란 뜻으로, 표준어 ‘삼거리’ 또는 ‘세거리’에 해당한다. 이 ‘삼커림’은 달리 ‘삼도전거리, 세거름질, 세거림질, 세커리, 세커림, 세커림질. 세커릿질, 시커림, 시커림질’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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