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4. 분짓 | |
|---|---|
|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9-20 조회수 : 284 | |
|
484. 분짓
‘분짓’은 ‘각각에게 한몫으로 나누어 줌’이란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분깃’에 해당한다. 방언형 ‘분짓’은 한자 ‘分(분)’과 ‘짓’의 합성어로, ‘짓’은 무엇을 나눌 때 각자에게 돌아가는 몫으로, 표준어 ‘깃’에 해당한다. 결국 제주어 ‘분짓’은 표준어 ‘분깃’의 ‘ㄱ’이 ‘ㅣ’모음 앞에서 ‘ㅈ’으로 변한 형태다. 표준어 ‘깃’에 따른 방언형은 ‘나시, 적시, 직시, 찍, 찍세, 찍시’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분깃’을 이두(吏讀)에서는 ‘분금(分衿)으로 표기하였다. 이 ‘분짓’은 접미사 ‘-ᄒᆞ다’나 ‘-허다’가 연결되어 ‘분짓ᄒᆞ다, 분짓허다’를 형성하는데, ‘각자에게 돌아갈 몫으로 나누어 주다.’는 의미를 지닌다.
①제숙허젠 추렴허멍 분짓을 헤도 거 잡으멍 먹진 못헙니다.(제육하려고 추렴하며 분깃을 해도 거 잡으면서 먹지는 못합니다.) ②제관덜이 분짓을 헤 가지고 나누어 먹고 어른덜아피 보내고.(제관들이 분깃을 해 가지고 나누어 먹고 어른들한테 보내고.) ③쉐추렴은 돈만 주민 알앙 싹 분짓ᄁᆞ지 헤 줘. 십 명이민 열 개씩 분짓헤 줘.(‘소추렴’은 돈만 주면 알아서 싹 분깃까지 해 줘. 십 명이면 열 개씩 분깃해 줘.) ④제월젠 분짓허고는 관계가 엇어. 물린 땅이렌 허영 주손신더레 줘.(제위전은 분깃하고는 관계가 없어. 물린 땅이라고 해서 주손한테 줘.)
예문 ①은 제육(祭肉)으로 쓸 제수(祭需)를 마련하기 위하여 추렴할 때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제육하려고 추렴하며 분깃을 해도 거 잡으면서 먹지는 못합니다.’ 하는 뜻이다. 제사에 쓸 제육으니 함부로 처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기서 ‘제숙허다’의 ‘제숙’은 ㉠제수(祭需, 제사에 드는 여러 가지 재료)와 ㉡제육(祭肉-제수로 쓰는 고기류)의 뜻을 지닌 어휘로, 예문에서는 ㉡ ‘제육(祭肉)’의 뜻으로 쓰였다. 곧 ‘머리 ᄀᆞᆽ인 제숙’ 할 때의 ‘제숙’인 것이다[‘머리 ᄀᆞᆽ인 제숙’은 생선(生鮮)임]. ‘추렴허다’의 ‘추렴’은 한자 ‘出斂(출렴)’에서 온 말이다. 예문 ②는 마을제(--祭)에 따른 이야기로, ‘제관들이 분깃을 해 가지고 나누어 먹고 어른들한테 보내고.’ 하는 뜻이다. 마을제에서는 희생으로 ‘온돗(통돼지)’을 쓰는데, 제가 끝나고 나면 이 ‘온돗’을 쟁기별로 나누고 해서 먹기도 하고, ‘늙신네(늙으신네)’한테 보내고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제관덜’은 한자 ‘제관(祭官)’이며, ‘-덜’은 복수를 뜻하는 접미사로, 표준어 ‘-들’에 해당한다. ‘어른덜아피’의 ‘-덜’도 마찬가지다. 또 ‘어른덜아피’의 ‘아피’는 ‘한테’에 대응하는 조사로, ‘앞[前(전)]’에서 온 형태다. 예문 ③은 ‘소추렴’에 대한 이야기로, ‘‘소추렴’은 돈만 주면 알아서 싹 분깃까지 해 줘. 십 명이면 열 개씩 분깃해 줘.’ 하는 말이다. 제주도에서의 돼지 추렴은 아무나 돼지를 잡고 하지만 ‘소’나 ‘개’는 그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빌려서 한다. 끝나면 수고비를 드린다. 여기서 ‘쉐추렴’은 ‘각자 돈을 얼마씩 내어 소를 잡아먹는 일’을 말한다. 그 대상이 돼지면 그때는 ‘돗추렴’이 된다. 예문 ④는 ‘분짓허다’가 쓰인 경우로,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제월제’에 대한 이야기다. ‘제위전은 분깃하고 관계가 없어. 물린 땅이라고 해서 주손한테 줘.’ 하는 뜻이다. 대대로 물리며 내려오는 ‘제월제’니 ‘주손(冑孫)’에게 물려준다는 의미다. 여기서 ‘제월제’는 ‘조상의 제사를 지내고 벌초하는 몫으로 경작하는 밭’으로, 표준어 ‘제위전(祭位田)’에 해당한다. ‘제월제’는 달리 ‘소분밧, 소분전, 제월밧, 제월전. 제월조, 제월지, 제전, 제절밧, 좌전, 지월제밧’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주손신더레’의 ‘주손’은 ‘장자(長子)로 내려오는 첫 손자’를 말하며, ‘신더레’는 표준어 ‘한테’ 또는 ‘에게’에 해당하는 조사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