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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돔베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9-22   조회수 : 7556

380. 돔베

 

‘돔베’는 ‘칼로 음식의 재료를 썰거나 다질 때에 밑에 받치는 나무토막이나 널조각’을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도마’에 해당한다. 대체로 발이 달린다. 최근에는 나무토막이나 널조각 대신에 플라스틱으로 만들기도 한다. 부엌에서 쓰는 ‘부엌칼’ 또는 ‘식칼’의 방언형은 ‘돔베칼’이다.

 

①돔벤 궤기도 썰곡 또 큰일 때 밀엉 허는 떡도 돔베에 놩 밀엉도 허곡.(도마는 고기도 썰고 또 큰일 때 밀어서 하는 떡도 도마에 놔서 밀어서도 하고.)

②낭안반은 큰일 때 돔베로 써이.(나무 다듬잇돌은 큰일 때 도마로 써.)

③큰일 때 도감은 앉아둠서 돔베에 돗다리 ᄒᆞ나 딱 걸쳐근에 썰어.(큰일 때 도감은 앉아서 도마에 돼지다리 하나 딱 걸쳐서 썰어.)

④저 족은 돔베 이제 적갈헐 때 저것에 놩 ᄉᆞ뭇 멩심허영 적갈 헤난 거라.(저 작은 도마 이제 적할 때 저것에 놔 사뭇 명심해서 적 했던 거야.)

 

예문 ①은 ‘돔베’의 기능에 대한 이야기로, ‘도마는 고기도 썰고 또 큰일 때 밀어서 하는 떡도 도마에 놔서 밀어서도 하고.’ 하는 뜻이다. ‘돔베’의 기능이 무엇을 썰고, 밀고 할 때 받침대가 된다는 말이다. 특히 ‘떡도 돔베에 놩 밀엉도 허곡’은 떡 만들 반죽을 ‘돔베’에 올려놓고 밀대로 밀 때 받침대로 ‘돔베’를 이용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궤기’는 ‘고기[肉(육)]’에 해당하며, ‘큰일’은 결혼이나 장례 등 많은 사람이 모여 치르는 일을 말한다.

예문 ②는 ‘낭안반’에 대한 이야기로, ‘나무 다듬잇돌은 큰일 때 도마로 써.’ 하는 뜻이다. 여기서 ‘낭안반’은 ‘나무로 만든 다듬잇돌’을 말한다. 다듬잇돌은 대개 돌로 만들지만 나무로 만들기도 하는데, 나무로 만든 다듬잇돌을 ‘낭안반’이라 한다. 이런 나무 다듬잇돌은 큰일 때 도마 대용으로 쓰는데, 이는 크기가 커서 돼지다리를 통째로 올려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써이’의 ‘이’는 강조나 확인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다듬잇돌’의 방언형은 ‘다듬이돔베, 다듬이판, 다듬잇돌, 돌안반, 서답돔베, 안반, 안반돌’ 등으로 나타난다.

예문 ③은 큰일 때 도감의 일에 대한 이야기로, ‘큰일 때 도감은 앉아서 도마에 돼지다리 하나 딱 걸쳐서 썰어.’ 하는 뜻이다. 예문 ②에서 말한 ‘낭안반’에 돼지다리 하나를 올려놓고 고기를 저미어 내놓은 것이다. “돗궤긴 도감 허리에 메인다(돼지고기는 도감 하기에 메인다.).” 하는 말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곧 도감이 하기에 따라 돼지고기를 두껍게 저미기도 하고, 얇게도 저미기도 해서 돼지고기가 남기도 하고 부족할 수도 있어서 하는 말이다. 먹기 좋게 살과 비계가 섞이게 썰어야 하는 일도 도감의 일이다. 여기서 ‘도감’은 한자‘都監(도감)’에서 온 말이며, ‘앉아둠서’를 ‘앉아서’라 표준어로 대역했지만 ‘앉아둠서’의 ‘-아둠서’는 ‘-아 있으면서’의 뜻을 지닌 어미다. ‘돗다리’를 표준어 ‘돼지다리’에 해당하는데 잡은 돼지의 ‘앞다리’를 ‘전각(前脚)’, ‘뒷다리’를 ‘후각(後脚)’이라 한다. ‘후각’ 보다는 ‘전각’이 맛있다. ‘후각’은 비계가 없고 부석부석해서 ‘비살지기’ 때문이다.

예문 ④도 도마의 기능에 대한 이야기로, ‘저 작은 도마 이제 적할 때 저것에 놔 사뭇 명심해서 적 했던 거야.’ 하는 뜻이다. 작은 도마를 이용해서 적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족다’는 표준어 ‘작다’에 해당하며, ‘적갈’은 ‘적(炙)’ 또는 ‘산적(散炙)’에 대응하는 방언형이다. ‘ᄉᆞ뭇’은 ‘사뭇’, ‘멩심허다’는 ‘명심(銘心)하다’에 해당하며, ‘헤난’의 표준어 ‘대역은 ‘했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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