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 난간 | |
---|---|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1-06 조회수 : 7734 | |
343. 난간
제주어 ‘난간’은 ‘계단, 다리, 마루 따위의 가장자리에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막거나 장식으로 설치하는 물건’인 ‘난간(欄干)’과 형태가 같기 때문에 혼동하는 어휘 가운데 하나다. 제주어 ‘난간’은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신발을 벗고 올라서는 좁고 기다란 공간’을 말하므로 표준어 ‘툇마루’나 ‘쪽마루’에 해당한다. 이 ‘난간’은 달리 ‘툇마리’라 하기도 하는데 대개 널빤지를 깔거나 가끔 시멘트로 만들기도 한다.
①엿돌 올라사믄 난간, 그다음은 마리라.(섬돌 올라서면 툇마루, 그다음은 마루야.) ②난간에 신 신엉 올라가는 사름 봐서?(툇마루에 신 신어서 올라가는 사람 봤어?) ③신랑이 들어가믄 중방이 난간에 나와 가지고 영 인사허지.(신랑이 들어가면 중방이 툇마루에 나와 가지고 이렇게 인사하지.) ④신발 벗는 디가 난간 알이주. 잘사는 집은 돌로 영 헤근에 잇돌 놔.(신발 벗는 데가 툇마루 아래지. 잘사는 집은 돌로 이렇게 해서 섬돌 놔.)
예문 ①은 ‘난간’에 대한 설명으로, ‘섬돌 올라서면 툇마루, 그다음은 마루야.’ 하는 뜻이다. 곧 ‘난간’은 섬돌과 마루 사이에 위치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엿돌’은 ‘툇마루나 마루로 오르내리려고 디디는 돌’의 뜻으로, 표준어 ‘섬돌’에 해당하는데 달리 ‘여잇돌, 이잇돌, 잇돌’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올라사다’는 ‘올라서다’, ‘마리’는 ‘마루[堂(당)]’에 해당한다. 예문 ② 또한 ‘난간’에 대한 설명으로, ‘툇마루에 신 신어서 올라가는 사람 봤어?’ 하는 뜻이다. 널빤지를 깐 ‘난간’은 신발을 신고 올라가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난간’은 급하면 밥도 먹는 곳이니 더러운 신발을 신고 올라가 ‘난간’을 더럽힐 수는 없는 장소다. 만일 ‘난간’에 신을 신고 올라간 사름을 봤다면 핀잔을 주고 다음부터는 그러하지 못하게 경계(警戒)해야 하는 일이다. 예문 ③은 잔치 때 ‘중방(中房)’에 대한 이야기로, ‘신랑이 들어가면 중방이 툇마루에 나와 가지고 이렇게 인사하지.’ 하는 뜻이다. ‘중방’이란 예전에 수령을 따라 다니며 시중을 드는 사람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신랑이 신부집으로 들어오면 신랑을 맞이하고, ‘우시(위요)’ 온 사돈들 곁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을 말한다. 대개 신부와 가까운 권당이 맡으며 말이 좋고 술이 센 사람을 ‘중방’으로 세운다고 한다. ‘영’은 ‘이렇게’ 하는 뜻을 지닌 말이다. 예문 ④도 ‘난간’의 위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신발 벗는 데가 툇마루 아래지. 잘사는 집은 돌로 이렇게 해서 섬돌 놔.’ 하는 뜻이다. 곧 신발 벗는 데가 ‘난간’ 아래라는 말이다. 여기서 ‘디’는 장소를 뜻하는 어휘로, 표준어 ‘데’에 해당하며, ‘알’은 ‘아래[下(하)]’에 해당한다. ‘잇돌’은 ‘툇마루나 마루로 오르내리려고 디디디는 돌’이니 표준어 ‘섬돌’에 해당한다. 이 ‘잇돌’은 ‘낙숫물이 떨어지는 자리로 돌려 가며 박은 돌’의 뜻으로도 쓰이기도 하는데 이때 대응하는 표준어는 ‘댓돌’이 된다. “땅 파지지 말렌 잇돌 박아.”라는 예문에서의 ‘잇돌’이 표준어 ‘댓돌’에 해당한다. ‘땅 파지지 않게 댓돌 박아.’ 하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
- 이전글
- 344. 비슴칙허다
- 다음글
- 342. 상대